다큰아이 1 2013. 11. 21.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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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이 불면

 

                                         시(詩):신광식

 

찬 바람이 불면

헤아릴 수 없는  것들이

대지에 나 뒹굴고

바람마져 미친 듯이

내 옷깃을 어루 만진다.

얼큰한 아구마니에 앉아서

세월을 굴리고 있노라면

창 밖에 바람처럼 지나는

검은 그림자,그대는 바람

혹여 그 지나는 바람을 세워

소주잔을 채우고 부딪친다면

바람속의 진주처럼

내겐 큰 영광일것입니다.

찬 바람이 불면

마음조차 그 찬 바람에

심난해 지며,

날리는 갈잎 따라

방방곡곡을 찾아 헤메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막걸리에 오징어 발 뜯으며

헤설피 웃는 모습은

세상의 시간은

멈춰 있는듯 합니다.

찬 바람이 불어서 좋아요.

옷깃을 어루 만져주는

포근한 마음의 시작

왠지 찬 바람이 사라질까.

걱정되어지는 것은 왜 일까요.

세월이 저 만치

나을 데리고 가는게

문뜩 아무런 의미도 없는 시간속에

나을 가두며

찬 바람은 더욱 세차게

내 옷깃을 흔드네요.

 

 

 

글:다큰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