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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길을 걸어가며...

■.마늘 한접(100통)을 까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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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서산시,태안군 일원
●.일짜:2023,06월 초하루

서산마늘 한접(100통)을 구매 한지도 일주일이 지났다.막상 사와서 정리하려 했으나 여의치가 않았다.오늘은 정리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햇 마늘이기에 말라버리기 전에 까놓는 것이 좋을 듯 싶었다.
마늘을 까다가 그 옛날의 시간이 떠 오른다.농촌에서는 겨울이 되면 삼베는 물론  마늘을 까서 판매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통채로 파는것 보다는 노동의 댓가가 더 해져 가격을 더 받을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마을에 전기가 들어오기 전에는 호롱불 켜 놓고 부엌 아궁이 앞에서 마늘을 까시던 어머님이 생각이 납니다.마른 마늘을 까기 위해서는 물에 불리기도 하였기에 손이 물에 불려졌다.
집에서 캔 마늘이 없을 시에는 동네 마늘장수 집에서 마늘을 가져다 까서 그 수고비를 받기도 했다.그때의 kg당 몇 십원에서 몇 백원하던 품삭을 모아서 아이들 학비에,생활비에 보태던 그 시절의 부모님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있지 않았나 싶는데 그 시절 장남들은 도심에 학교을 보내 놓고 집에 남겨진 사람들은 대부분 장남의 뒷바라지에 등골이 휘어지고 있었다.봄이면 들녁에서 냉이,달래을 여름이면 마늘쫑을 뽑고,가을이면 가을겆이와 간간히 참도 이고나르고, 이에 온몸이 녹초가 되고,겨울이면 산에서 솔방울 줍고,나무를 해서 팔고,밤이면 마늘을 까고 잠잘 시간이 그리 많치 않았다.겨울에 새벽이면 가마에물을 끊이고,아궁이에 불을 지펴 추어진 방안에 시어머니,시아버지,자식들이 추워질라 아궁이를 지피시던 그 기억들을 농촌에서 자란 생각이 있는 분들은 부모님들이 그렇게 알게 모르게 지내온 시간들을 보았으리라 믿는다.
잘해 드려야 합니다.
이제  그런 고난의 시대을 사셨던 남아 있는 분들은 아주 많이 힘들게 생을 버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잘 해드려야 합니다.돈이 아닌 마음으로 행동으로 마음에 위안 말입니다.
이런 시간들을 생각하며 마늘 몇통을 까는데도 왜이리 무릅,허리가 아픈가요.누군가의 희생정신이  없으면 이루어 낼 수가 없는 것들은 분명이 있습니다.
오늘 아침 그 요리는 그냥 만들어 진 것이 아닙니다.
사랑과 인내와 희생의 결과물입니다.그런대도 지금 이불의 무게에 눌려 밥 투정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면 먼후일 아마도~~~
이렇게 서산마늘 한접(100통)을 다 정리하기가 어렵네요.우리가 소소하게 보이는 일들을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알 수가 없는 일입니다.그래서 이 사회에서 내가하고 있는 일이 최고로 힘들어 보이는 것 입니다.
오늘도 여기저기에서 들려왔던 힘들어서,나하고 맞지 않아서,피곤해서,몸이 아파서,또 누구는 고향에 내려가서 감자를 캐는데 도와주러 내렸갔고,누구는 퇴사를 해서 인생의 방향을 찾고 있다고 합니다.무엇을 찾든지 간에 잘 찾아 보기를 바라면서 저는 남은 마늘 몇통을 뒷 발코니에 챙겨 놓아 봅니다.다음에 그 추억,옛 선열들을 다시 만나며 마늘 몇통을 까봐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사진:다큰아이


 

금방 할것 같았는데 육쪽이 아닌혼합 마늘이라 한번에 까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많이 정리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지고,나머지 추억을 남겨두고 다시 시간 날때 옛 선열들과의 대화를 다시 청해 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