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개암이 떨어져나간 자리에.
글 : 신광식
구월의 마지막 산길을 걷는다.
하늘은 높고,나무그늘은 짙다.
왠지 허전한 마음을 비우려
산길을 걷는다.
간간히 갈 참나무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은
나의 오랜 벗의 은은한 향기처럼
소리없이 스며든다.
낙엽들의 무덤을 밟으며 ...
개암이 떨어져 나간 자리에도
흐느끼는 가랑잎들의 사연들을
바람은 아무렇치도 않게 스쳐간다.
한숨쉬며,무거운 발걸음도 달래며
어느새 소래산 정상에서
모든 시름을 벗겨내며 저 멀리
아련한 바닷가에 마음을 적셔본다.
캔커피는 통을 비우지며...
발길은 다시 몸을 싫어야 한다.
나무 그늘은 아까보다도 더 짙어졌다.
썬글라스을 벗어본다.
눈도 시원해지며 다시 산길을 걷는다.
글 / 사진 : 다큰아이
'시(詩)와 함게하는 독서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문서답(東問西答) (0) | 2024.05.26 |
---|---|
■.솔잎에 쌓인 화이트 크리스마스 (1) | 2023.12.25 |
자연의 창가에 서서 (0) | 2015.06.14 |
방천리에 내린 어둠속에서 (0) | 2014.11.16 |
빗방울 (0) | 2014.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