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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길을 걸어가며...

■.가을비가 제법 내리네요.

오늘은 토요일 아침인지라 평소의 일상과는 다르게 모닝벨이 울린지가 꽤 지나지 않았나 싶었다.

전화벨이 울인다.지금 이대로의 목소리로 전화를 받을 수가 없었다.

누구지 이 시간에 지방에서 걸려온 그때 그 분이 아닌가.

햇살은 중천으로 향하고 있다.

어느새 오전 09시가 넘었다.

오늘도 출근은 하여야 한다.

자재 발주물량을 산출하고 발주서를 작성해 놓아야 한다.

지방의 사장님과 통화를 하고,필요한 내용을 설명해 주었다.

사무실에 도착하여,또 다른이의 카톡으로 견적서을 보내달라고 하는 그곳에 견적서와 자재공급원승인서류를 발송하고,카톡으로 알림을 남겨 놓았다.

사무실 옆 부동산 사장님과 인사를 나누며 커피한잔을 하자고 권했지만~~~

아 잠깐 다녀올 때가 있어서요.감사하지만 커피는 다음에 하셔야 할 듯 싶습니다.

잘 다녀오세요.

마을 버스에 발을 딛는다.기사님이 아침인사를 먼저 건넨다.네 안녕하세요.같이 인사말을 전했다.

정거장에서 타는 손님들에게 기사님은 인사를 건내지만 목소리로 화답을 하는 분들은 없었다.

대신 찌푸둥한 얼굴로 화답을 할 뿐이었다.

나는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게 되면 많은 사람들의 인상과 표정을 살펴보는게 취미가 되었다.

다양한 사람들의 행동을 바라보며,나와 만난 형편없었던 그 현장의 담당자들이 겹치는 경우도 있다.

꼭 그 값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세상의 오묘한 사람들과 상대를 한다는 것은 굉장한 모험이 아닐수가 없다.

 

차장 밖으로 노랑은행잎들이 수북히 쌓여가며 그 위를 지나는 행인들이 눈에 뛴다.

조그만한 밀차와 바퀴가 달려있는 장바구니에 배추,무우를 가득 싫고서 허덕이는 아지메들이 가끔씩 보인다.

 

 

 

 

누구를 위한 김장김치를 담은것일까.습관처럼 김장철이라서 습관처럼 으례하는 것으로 몸이 먼저 움직이는 아지메들이 있는가 하면,어떤 아지메는 골프장을 걷고,단풍놀이를 떠나고,산행을 하며,시원한 웃음들을 날리고 있는데~~~

저린 배추처럼 온몸이 쑤셔서 몸살이 난 아지메,당신 왜그래 어디 아픈가.

혼자서 김장을 담고서,몸져 누워있다.

그걸 왜 했어,이젠 하지 말랬지.누가 하라고 했냐고.

이렇게 쉽게 말하는 사람들이 더 미워지지만 이젠 그런말도 하도 들어서 대꾸할 힘도 없다는 아지메들의 삶은 그렇게 이어져 오고 있다.

사먹은 김장김치 보다는 직접 담가서 먹어야 한다는 분들은 그렇게 계속 담그시면 되고,주문해서 드시는 분들은 편하게 리죠트에서 주말을 즐기며 삽겹살에 와인잔을 부딪치며 멋진 가을 풍경을 보면서 자기가 오늘은 더 멋있어 보인다.

한마디쯤은 건네고,짠~~~ 우리 다음주에는 어디로 가볼까.

다음주에는 김장김치가 도착한다고 했어,그날은 집에서 보쌈을 먹어보자구요.

자기 힘들게 하지마,음 걱정해 줘서 고마워.보쌈집에 벌써 주문 넣어 두었지~~

 

 

 

오늘은 유독 쌀쌀해진 기온에 바람도 불고,은행잎이 하염없이 떨어진다.

지인을 기다리며 낙엽을 밟아보고 있다.

 

 

 

 

 

점심식사를 나누고,커피한잔을 나누니 어느새 오후 4시가 다가 왔다.커피숍 창밖엔 비가 내리는지 우산을 쓴 사람들이 지나간다.더 비가 내리기 전에 헤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횡단보도 맞는편 버스 정류장에 앉아서 내리는 빗물에 납짝 붙어대는 노랑은행잎을 보며~~~

기다리는 버스는 전광판에 8분후에 도착한다고 합니다.

정류장 의자에 앉아서 지나가는 차량들을 바라보고 있는 시간이 왠지 긴 시간이 흐르는 듯 싶습니다.

비를 피해 정류장에 들어와 있던 사람들이 기다리던 버스에 몸을 싫고 하나둘씩 사라지고,또 채워지고 하는 사이 나는 다시 차창밖에 시치는 비바람을 바라보고 있다.

 

"습관처럼 해오던 일을 멈춘다는 것은 어쩌면,할 일없는 사람들의 일감을 빼앗은 지도 모릅니다.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진 아지메들 공허해 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함부로 집안,청소나 설거지,빨래감을 말없이 빼앗으면 안됩니다."

 

그분들은 어쩌면 오늘이 가장 많이 몸져 누워있는 날일지도 모릅니다.

내년에는 김장김치를 사먹야지 하는 말을 뇌이며 끙끙대지만~~~

 

 

■.글/사진:다큰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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